영화 '모탈 컴뱃 2' 중반부쯤, 한 캐릭터가 "자신이 누구인지 절대 잊지 마라!"라는 뻔한 대사를 던진다. 원작 게임 특유의 폼 잡는 신비주의 콘셉트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진부한 표현이다. 과거 게임 '모탈 컴뱃 3' 오프닝에서 "지식이 아닌 힘은 없다"라며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을 쓸데없이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것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바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번 영화가 진짜로 깨달은 '힘이 되는 지식'이 하나 있다면, 바로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이 다름 아닌 '모탈 컴뱃 2'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꼼꼼하게 따져보자면 이 영화는 사이먼 맥쿼드 감독이 인기 격투 게임을 바탕으로 연출한 2021년작의 직속 후속편이다.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보면, 폴 W.S. 앤더슨 감독이 1995년에 내놓았던 고전 명작을 2021년에 리부트한 작품의 속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복잡한 족보는 중요하지 않다.